건강

“통증을 다루는 두 얼굴” – 비마약성 진통제와 마약성 진통제의 모든 것

까칠한이과장 2025. 7. 31. 00:20

1. ‘통증을 말리다’ – 비마약성 진통제의 작용 원리와 진화

비마약성 진통제, 해열진통소염제, COX 억제, 아세트아미노펜, NSAIDs

비마약성 진통제는 말 그대로 마약성 성분이 없는 통증 조절 약물로, 대부분 **해열진통소염제(antipyretic analgesics)**로 분류된다. 가장 대표적인 성분으로는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계열인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케토롤락 등이 있다. 이들은 주로 체내에서 통증과 염증을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며, 뇌의 체온 조절 중추에도 영향을 주어 해열 작용도 겸한다.

최근에는 기존 약물의 위장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선택적 COX-2 억제제(예: 셀레콕시브)**나, 서방형 제제와 같은 제형 개선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한국 식약처는 2024년부터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과다복용 사고를 줄이기 위해 1회 최대 용량 표시를 강화하고, 약국에서도 상담 의무제를 도입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비마약성 진통제의 과신으로 인한 부작용 증가를 막기 위한 조치이자, 약물 안전성 강화 흐름의 일환이다.

“통증을 다루는 두 얼굴” – 비마약성 진통제와 마약성 진통제의 모든 것


2. 💉 ‘의존의 그림자’ – 마약성 진통제의 힘과 위험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펜타닐, 몰핀, 의존성, 내성

**마약성 진통제(Opioid Analgesics)**는 중증 급성 및 만성 통증에 사용되는 고위력 진통제로, 대표 약물로는 몰핀, 옥시코돈, 하이드로코돈, 펜타닐 등이 있다. 이들은 뇌와 척수의 μ-오피오이드 수용체에 작용해 통증 전달을 차단하고, 뇌의 통증 인식을 둔화시킨다. 마약성 진통제는 외상, 수술, 암성 통증, 말기 질환에서 탁월한 진통 효과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강력한 중독성과 내성, 금단 증상이라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특히 펜타닐은 몰핀보다 100배 이상 강력하며, 미국에서는 펜타닐 관련 과다복용 사망자가 2023년 기준 연간 7만 명을 넘어서면서 **‘오피오이드 팬데믹’**이라는 사회문제가 되었다. 한국에서도 2024년부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을 통한 실시간 모니터링 강화, 의사처방 내역 분석 등을 통해 오남용을 예방하는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 복제 약물 및 인터넷 유통을 통한 비의료적 사용 증가가 지속되는 만큼, 더 강력한 사회적 대응이 요구된다.


3.‘통증 완화의 황금 균형’ – 병용·전환 전략과 임상 적용의 현실

다단계 진통 전략, WHO 진통제 사다리, 병용 요법, 급성 vs 만성 통증

현대의 통증 치료는 단순히 한 종류의 진통제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다단계 전략(multimodal approach)**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진통제 사다리’ 모델에 따르면, 경증 통증에는 비마약성 진통제를, 중등도 이상일 경우 약한 오피오이드 + 비마약성 진통제 병용, 심한 통증에는 강한 오피오이드 사용을 권장한다. 또한 통증 유형에 따라 약물 선택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신경병증성 통증에는 가바펜틴, 프레가발린, 염증성 통증에는 NSAIDs, 암성 통증에는 장기 지속형 오피오이드가 더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초기에는 비마약성 진통제로 시작한 후, 필요에 따라 오피오이드로 전환하는 단계적 요법이나, 오히려 고령자 및 암환자에 대해 부작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저용량 복합요법 등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또한, 2025년부터 국내 대학병원에서는 AI 기반 통증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약물 반응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개인 맞춤형 진통제 처방이 가능한 임상 환경 구축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4.‘약인가, 독인가?’ – 사회적 오해와 진실 사이의 경계선

약물 오남용, 진통제 중독, 환자 교육, 규제 정책, 약물 문해력

진통제, 특히 마약성 진통제는 ‘중독성 약물’이라는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실제 필요 환자조차 복용을 꺼리거나 불완전한 통증 관리로 삶의 질이 저하되는 사례도 많다. 반대로, 의학적 지식 없이 단순히 ‘효과가 좋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일반인들은 약물 의존과 신체적 피해를 겪게 된다. 따라서, 진통제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전달과 약물 문해력 향상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슈다.

2024년 보건복지부는 마약성 진통제 안전 사용을 위한 환자용 교육자료 의무 배포약국 내 전자복약상담 시스템 의무화를 추진 중이며, 식약처는 일반 소비자를 위한 온라인 약물 정보 플랫폼도 구축하고 있다. 진통제는 병의 근본을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삶의 질을 회복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도구다. 더 이상 ‘두려운 약’이 아니라 ‘적절하게 쓰일 수 있는 도구’로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