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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약사 등장! 챗봇은 나에게 맞는 약을 추천할 수 있을까?

까칠한이과장 2025. 7. 30. 12:44

1. AI 기반 약물 추천 기술 – 알고리즘이 약사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까?

최근 인공지능(AI)의 약학 분야 진출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AI 약사’의 개념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AI 챗봇은 단순한 질병 검색을 넘어 사용자의 증상, 복용 이력, 생활 습관 등을 바탕으로 맞춤형 약물 추천까지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자연어처리(NLP), 의학용어 분석, 약물 상호작용 데이터베이스 등 여러 요소가 결합되어 구동된다. AI는 수백만 건의 약물 처방 기록과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 증상에 가장 적합한 약을 도출해낸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의 IBM Watson Health는 암 환자에게 치료 옵션을 제시하고, 실제 임상의들이 이를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사용되었다. 이와 유사하게 소비자용 약국 챗봇도 등장해 일반 감기, 위장 질환, 알레르기 등에 대해 사용자의 키워드와 증상을 분석하고 비처방약(OTC) 추천 목록을 제시한다. 이는 단순 검색보다 정교한 분석을 제공하며, 특히 고령층이나 다국어 사용자에게도 맞춤 정보 전달의 장점이 있다.

그러나 AI가 약사의 모든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약사는 단순히 약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병력, 신체 상태, 복약 순응도, 감정적 반응까지 고려한 의사결정을 한다. AI는 이 과정에서 아직까지는 ‘보조적 역할’에 머무르고 있으며, 처방 권한은 법적으로도 의료전문직에 국한되어 있다. 즉, AI는 유용한 도구이지만, 인간 약사를 완전히 대체하긴 어렵다.

AI 약사 등장! 챗봇은 나에게 맞는 약을 추천할 수 있을까?


2. 데이터 기반 개인화 – ‘나에게 맞는 약’을 AI가 어떻게 파악할까?

AI 챗봇이 개인 맞춤형 약물 추천을 제공하려면, 무엇보다 데이터 기반의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 이는 ‘증상에 따른 약 추천’ 수준을 넘어, 개인의 건강 데이터, 알레르기 반응, 복용 이력, 나이, 성별, 동반 질환 등을 통합적으로 반영하는 정밀의학 기반 알고리즘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동일한 두통 증상이 있다고 해도 한 사람은 고혈압 약을 복용 중일 수 있고, 다른 한 사람은 간 기능 이상이 있을 수 있다. AI는 이러한 변수를 감안하여 NSAIDs(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 중 어떤 것이 적절한지, 심지어 복용 간격과 시간까지 제안할 수 있다. 이처럼 AI는 약물 간 상호작용뿐 아니라 개인 건강 정보와의 ‘적합성’까지 고려한 제안이 가능하다.

국내외 일부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은 이미 전자건강기록(EHR), 웨어러블 기기, 약국 POS 시스템과 연동해 AI 약물 추천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사용자는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를 통해 증상을 입력하고, AI는 이에 기반한 약물과 건강보조제, 복용 방법 등을 제공한다. 이는 특히 비대면 환경에서 유용하며, 약국 상담이 제한된 시간 외에도 사용자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데이터의 정확성과 신뢰성 확보다. 잘못된 복약 정보나 누락된 병력 데이터는 오진이나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리스크를 초래한다. 따라서 이러한 AI 시스템은 의약품 관련 정부 기관의 감독과 가이드라인 안에서 운영되어야 하며, 의사나 약사의 최종 검토 과정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3. 실제 적용 사례 – AI 약국 챗봇의 가능성과 한계

AI 기반 약물 상담 시스템은 이미 일부 국가에서 실험적 도입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의 Lloyds Pharmacy는 AI 챗봇을 통해 24시간 비처방약 추천, 복약 일정 리마인더, 알레르기 필터링 기능 등을 도입해 약국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사용자는 증상을 입력하면 AI가 가능한 질환을 예측하고, 해당 증상에 적절한 OTC 의약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약사법 및 의약품안전사용규정 등으로 인해 약물 처방 추천에는 한계가 있지만, 건강기능식품 추천, 복약 시간 알림, 복용 주의사항 안내 등 비의료 영역에서는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네이버 헬스케어, 카카오헬스, 스타트업 메디블록 등은 챗GPT 기반 질의응답 시스템에 의약 정보를 접목하거나, 문답형 진단 알고리즘을 활용해 특정 증상에 대한 약국 접근성 향상을 시도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은 아직도 인간 상담에 비해 여러 한계를 가진다. 우선 비정형 언어를 정확히 해석하지 못하거나, 복합 증상의 원인을 혼동하는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두통이 계속되면서 메스껍고 어지럽다”는 증상은 단순한 피로일 수도, 뇌출혈의 초기 신호일 수도 있다. AI는 데이터 기반 통계적 가능성을 제공하지만, 의료적 직관이나 정성적 판단은 아직 미흡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약국 챗봇은 단순한 정보 검색 이상의 효용을 제공하며, 특히 약국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이나, 약사 인력 부족이 심각한 국가에서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4. AI 약사의 미래 – 법적·윤리적 경계 설정이 관건

AI 약사 기술이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기술적 진보뿐 아니라 법적·윤리적 논의도 병행되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약물의 처방 및 복약 지도는 의료전문직의 고유 권한으로 보호되고 있으며, AI는 이를 직접 수행할 수 없다. 이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의사결정은 반드시 인간 전문가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또한 AI가 잘못된 약물을 추천했을 경우 책임 주체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핵심 과제다. 챗봇을 개발한 기업인가? 데이터를 제공한 기관인가? 사용자 스스로의 오용인가? 이 같은 문제는 향후 AI 의약 서비스의 상용화 속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기술이 약학계에 주는 영향은 분명하다. 특히 AI는 약사의 반복 업무(예: 약물 분류, 복약 시간 안내, 알레르기 확인 등)를 자동화하여, 약사는 더 정밀한 환자 상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즉, AI는 약사의 ‘대체자’가 아닌 ‘보조자’로서 진화된 팀 기반 헬스케어 모델의 핵심 축이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AI 약사는 단순한 챗봇에서 시작해, 디지털 트윈 기반의 예측 의약, 로보틱 약사 시스템, 웨어러블 연동 약물 맞춤 알고리즘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AI가 약을 주는 시대를 앞두고 있으며, 그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보다 신뢰와 책임의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