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P

밸리데이션의 모든 것: 제약산업에서 왜 필수적인가?

까칠한이과장 2025. 7. 30. 19:22

1. 밸리데이션 정의와 의의 – 품질 일관성을 위한 핵심 절차

밸리데이션(Validation)은 계획된 공정, 방법, 시스템, 장비 또는 활동이 의도된 결과를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과학적 증거로 입증하는 활동이다. 제약 산업에서 밸리데이션은 단순한 ‘품질 보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의약품이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일관된 품질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절차로, 의약품 제조의 모든 단계에서 신뢰성과 재현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반이 된다.

밸리데이션은 국제적으로도 ICH Q8(공정 개발), Q9(리스크 관리), Q10(품질 시스템) 등의 가이드라인에서 필수 요건으로 명시되며, 한국 식약처의 GMP 기준에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특히 **공정 밸리데이션(Process Validation)**은 제조 과정 중 변동을 최소화하고, 배치 간 품질 편차를 줄이며, 예상치 못한 품질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이로 인해 밸리데이션은 단순 규정 준수(Compliance)를 넘어서, 품질 리스크를 낮추고 생산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전략적 품질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밸리데이션의 모든 것: 제약산업에서 왜 필수적인가?


2. 밸리데이션의 유형 – 공정에서 설비까지 통합적 접근

제약 분야에서 적용되는 밸리데이션은 단일 절차가 아닌 다양한 카테고리로 구성된 복합 시스템이다. 대표적인 유형으로는 공정 밸리데이션, 청소(Cleaning) 밸리데이션, 설비(Equipment) 밸리데이션, 컴퓨터시스템 밸리데이션(CSV) 등이 있다.

공정 밸리데이션은 새로운 제조공정 도입 시 또는 기존 공정 변경 시 수행되며, ① 사전 검증단계(Process Design), ② 성능 적합성 확인단계(Process Qualification), ③ 지속적 검증(Continued Process Verification)의 3단계 모델이 FDA와 EMA, 식약처의 최신 기준에 따른 기본 구조다.

청소 밸리데이션은 **제품 간 교차 오염(Cross-contamination)**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하며, 잔류 물질의 허용 기준을 설정하고 분석을 통해 세척 효율을 입증해야 한다. 설비 밸리데이션은 기계와 장비가 목적에 맞게 작동하고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입증하는 과정으로, 설치적격성(IQ), 운전적격성(OQ), 성능적격성(PQ)의 3단계로 수행된다.

최근에는 디지털화 흐름에 따라 CSV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GAMP 5 기준에 따라 시스템의 요구사항(URS), 리스크 분석, 테스트 계획 등을 문서화하여 컴퓨터 기반 품질 시스템의 신뢰성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 이슈가 글로벌 감사에서 빈번히 지적되며, 밸리데이션 범위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3. 규제기관의 강화된 요구 – 글로벌 트렌드와 국내 반영

최근 몇 년 간 전 세계적으로 밸리데이션 관련 규제가 강화되었으며, 이는 국내 제약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FDA, EMA, PMDA(일본), MFDS(한국)**는 모두 밸리데이션을 GMP 적합성 심사의 주요 평가 항목으로 삼고 있으며, 리스크 기반 평가지속적 품질 모니터링 체계의 구축 여부를 중요하게 본다.

예를 들어 FDA는 2023년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 **지속적 공정 검증(CPV)**의 실질적 운영 여부를 실사 핵심 항목으로 포함했으며, 식약처 역시 2025년부터 시행될 의약품 제조관리기준 개정안에서 공정의 통계적 관리와 데이터 분석 기반 밸리데이션을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즉, 기존의 문서 기반 밸리데이션에서 나아가, 실시간 데이터 활용과 리스크 완화 전략 중심의 밸리데이션 운영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또한 글로벌 규제 기관은 밸리데이션 문서의 트레이서빌리티(추적 가능성), 검증된 분석법 사용, 전산 시스템의 유효성 검증, 변경관리와 재검증 절차의 일관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은 밸리데이션 팀을 별도로 운영하거나, QA(품질보증) 부서 내 전문 밸리데이터 인력을 두고 규제 대응을 강화하는 추세다.


4. 실무 적용 전략 – 밸리데이션은 품질 비용이 아닌 투자

밸리데이션은 시간과 자원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이지만, 이를 단순히 규제 대응으로만 인식하는 것은 위험하다. 실제로 밸리데이션을 체계적으로 수행한 기업은 공정 중지나 품질 리콜, 규제 위반 리스크를 현저히 낮출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품질 신뢰도 향상, 공정 효율 개선, 시장 진입 속도 단축이라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예컨대 국내 중견 제약사 A사는 밸리데이션 기준을 강화한 이후, 생산 과정 중 반복되던 설비 장애와 제품 불량률이 20% 이상 감소했으며, FDA 실사에서 무관심 지적(No-Action Indicated)을 받으며 북미 시장 진입에도 성공했다. 이는 밸리데이션이 단지 비용이 아닌, 품질 기반 경영의 핵심 전략 요소임을 입증하는 사례다.

실무적으로는 밸리데이션 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리스크 기반 접근(RBA: Risk-Based Approach)**을 택하고, 관련 부서(QA, QC, 생산, 엔지니어링 등)의 협업을 통해 명확한 역할 정의와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변경관리(Change Control)와 연계된 재밸리데이션 요건을 명확히 하고, 정기적인 밸리데이션 리뷰(Annual Review) 체계를 갖추는 것이 최신 기준에 부합하는 실무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