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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밸리데이션 자동화 기술의 미래

까칠한이과장 2025. 7. 30. 21:11

1. AI + Validation: 새로운 품질 관리 패러다임의 도래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밸리데이션은 오랜 기간 수작업 중심의 문서화 작업과 반복적 테스트로 구성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AI 기술의 발전과 디지털 전환 흐름은 이 전통적인 절차를 혁신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AI 기반 자동화 밸리데이션(Automated AI Validation)**은 제조공정, 설비 관리, 데이터 무결성, 컴퓨터 시스템 밸리데이션(CSV)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서 새로운 방식의 품질 보증 체계를 가능케 한다.

AI는 단순히 속도를 높이는 도구가 아니다. 기존 밸리데이션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정형화해 문서화하고 이를 검토·승인받는 과정이 반복되었지만, AI는 여기서 비정형 데이터 분석, 이상 징후 예측, 위험도 기반 자동 판단까지 지원하며 인간의 의사결정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예를 들어, AI 알고리즘을 통해 반복 테스트 결과의 패턴을 분석해 리스크 요소를 선제적으로 도출하거나, 특정 공정 변화에 대한 자동 재밸리데이션 판단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

AI 기반 밸리데이션 자동화 기술의 미래


2. 적용 분야 확장 – 공정, 설비, CSV, 데이터 무결성까지

AI 기반 밸리데이션 자동화 기술은 단일 기능에 국한되지 않는다. 설비 밸리데이션에서는 IoT 센서와 연동한 AI 시스템이 실시간 온도, 압력, 습도 등 데이터를 모니터링하여 조건 편차를 자동 인식하고,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경고 및 로그를 생성하는 기능이 구현되고 있다. 이는 **실시간 밸리데이션 유지(Continuous Qualification)**로 이어지며, 기존의 정기 검토 체계를 실시간 모니터링 기반으로 대체하는 효과를 낸다.

**컴퓨터 시스템 밸리데이션(CSV)**에서는 GAMP 5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AI가 요구사항 정의서(URS)와 테스트 계획서 간의 충돌 여부를 사전에 검토하고, 과거 사례 및 규제 패턴을 분석해 리스크가 높은 기능에 대해 우선순위 테스트를 제안하는 구조도 가능하다. 이처럼 AI는 **리스크 기반 접근(RBA)**을 보다 정밀하게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또한, 최근 강화되고 있는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 규정에서도 AI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AI 시스템은 Log file 분석, 알람 이력 자동 검토, 전자서명 누락 탐지 등의 반복적이고 오류 가능성이 높은 작업을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어, 전사적인 데이터 무결성 감사에도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3. 글로벌 도입 현황과 기업 사례 – AI 밸리데이션 기술의 실전 적용

2024~2025년 현재, 글로벌 제약기업과 디지털 밸리데이션 전문 기업들은 AI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다국적 제약사 Pfizer는 자사의 공정 밸리데이션에 AI 기반 품질 분석 시스템을 도입하여 배치 간 변동성을 예측하고, 제조 프로세스 변경 시 자동으로 재밸리데이션 여부를 제시하는 시스템을 시범 운영 중이다. 또한 Roche는 GMP 컴플라이언스 영역에서 AI 기반 문서 리뷰 로봇을 도입하여 변경관리 관련 밸리데이션 문서를 자동 분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한미약품 등 일부 선도 기업들이 AI 기반 설비 상태 예측 시스템을 통해 예지정비(Predictive Maintenance)를 시행 중이며, 이로 인해 설비 밸리데이션 재수행 빈도를 낮추고 있다. 또한 CSV 영역의 AI 테스트 자동화 솔루션은 국내 AI 스타트업 및 제약 IT 벤더에 의해 활발히 개발 중이다.

더불어, FDA와 EMA는 이러한 AI 적용을 저지하기보다는 기술 허용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감독 기준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FDA는 2023년 발간된 “AI/ML in Drug Manufacturing” 논의 문서에서, AI가 밸리데이션 활동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을 수 있음을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4. 미래 전망과 리스크 – 자동화 기술의 책임과 규제 대응 전략

AI 기반 밸리데이션 자동화 기술은 제약업계의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강력한 수단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도전과제를 수반한다. 첫째, AI의 “판단 기반” 자동화는 기존의 문서 중심 규제 체계와 충돌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실제 규제기관이 요구하는 기록의 투명성, 알고리즘 설명 가능성(Explainability)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

둘째, AI 알고리즘의 학습 데이터가 불충분하거나 편향될 경우, 오탐지 혹은 과잉밸리데이션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AI 밸리데이션 시스템 도입 시, 반드시 Validation Lifecycle 문서화, AI 성능 검증(Validation of the Validator), 정기적 검토와 피드백 시스템이 함께 운영되어야 한다.

향후에는 **AI 기반 VMP(Validation Master Plan)**이나 Self-validating 시스템, AI 윤리 기준을 반영한 밸리데이션 프레임워크 도입이 실무 현장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순한 자동화 기술이 아닌, 지속 가능한 품질경영 기반의 밸리데이션 철학으로 발전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