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 GMP 제도의 도입 배경과 초기 정착 과정
한국의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는 1970년대 후반부터 제약 산업의 급성장과 함께 본격적인 제도 정비가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의약품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는 제조 시설과 품질관리 수준을 일정 기준 이상으로 끌어올릴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이에 따라 1977년 「약사법」 개정을 통해 GMP 개념이 처음 도입되었으며, 1980년대에는 본격적인 GMP 운영 지침서가 제정되며 제약사 대상 점검이 이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의 GMP는 주로 문서 위주의 점검체계였고, 현장 품질관리보다는 서류의 적정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점차적으로 미국 FDA와 일본 후생성의 GMP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면서 현장 위주의 실사 시스템으로 진화하였고, GMP 인증이 의약품 허가 요건과 연계되기 시작하면서 기업의 대응 태도도 변화했습니다. GMP 제도는 품질 보증의 근간으로 자리잡기 시작했으며, 정부 주도의 품질 향상 정책과 함께 정착 기반을 다졌습니다.
2. 국내 GMP 제도의 발전: PIC/S 가입과 글로벌 스탠다드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 GMP 제도는 본격적인 국제화 단계를 맞이하게 됩니다. 특히 2014년 대한민국 식품의약품안전처(MFDS)가 의약품 분야 국제 GMP 협의체인 **PIC/S(Pharmaceutical Inspection Co-operation Scheme)**에 가입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이정표였습니다. PIC/S는 GMP 운영 수준이 높은 국가들만 참여 가능한 협약체로, 이 가입을 통해 한국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GMP 규제국으로 한 걸음 도약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GMP 기준도 기존의 국내 법령 중심에서 EU-GMP 및 WHO-GMP와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개정되었으며, 심사체계 역시 실사 및 위생·공정 관리 중심으로 강화되었습니다. 또한, GMP 평가 시에는 ‘리스크 기반 접근법(Risk-Based Approach)’이 도입되면서, 제품 유형 및 공정 특성에 따라 맞춤형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개선되었습니다. GMP 심사는 단순히 통과 여부를 판정하는 단계를 넘어서 의약품의 품질, 안전성, 유효성을 확보하는 시스템 중심의 접근 방식으로 변화했습니다.
3. 현재 한국 GMP의 구조: 문서관리, 품질보증, 심사체계의 통합 운영
현재 한국의 GMP 제도는 크게 ▲제조시설 및 설비 요건, ▲인력 및 조직 체계, ▲문서 및 기록 관리, ▲품질보증 활동, ▲자체점검 및 교육, ▲제품회수 및 재처리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통합 심사체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문서관리는 GMP 운영의 핵심으로, 모든 제조 공정 및 품질관리 활동은 표준작업지침서(SOP)에 따라 수행되고, 그 결과는 제조기록서(BPR)에 의해 추적 가능합니다.
또한 MFDS는 GMP 심사 시 ▲정기실사(3년 주기), ▲변경 승인 시 심사, ▲신규 제조소 등록 시 현장 실사 등을 수행하며, 각 심사마다 **‘적합’, ‘조건부 적합’, ‘부적합’**으로 판정됩니다. 최근에는 전자기록 및 전자서명(ERES) 시스템 도입을 통해 디지털 기반 품질관리로 전환이 진행 중이며, AI 및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을 반영한 심사 요소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GMP의 관리 초점은 단순 규정 준수를 넘어서, 실제 품질시스템이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성적 판단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4. 미래 방향: CDMO, 오가노이드, ESG와 결합되는 차세대 GMP
최근 GMP의 개념은 전통적인 제약 생산을 넘어서 바이오의약품, 세포·유전자 치료제, 오가노이드 기반 기술, 그리고 CDMO(위탁개발생산) 산업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2025년 기준 식약처는 CDMO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며, GMP 심사체계 또한 이를 지원하기 위한 방향으로 개편되고 있습니다. 또한 오가노이드, AI 기반 비임상시험 기술의 등장으로 GMP 적용범위가 연구개발 단계까지 연계되는 추세입니다.
더불어,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경영이 제약·바이오 업계 전반에 확산되면서 GMP도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에너지 효율적인 제조설비, 친환경 클린룸 설계, 사회적 책임을 반영한 품질경영 등이 향후 GMP 심사의 질적 평가 항목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결국 한국의 GMP는 단순한 제조품질 기준을 넘어 기업의 윤리성, 지속가능성, 그리고 글로벌 신뢰성 확보를 위한 핵심 제도로 진화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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