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근력운동 중 블랙아웃, 그 위험한 순간을 이해하자

까칠한이과장 2025. 8. 6. 08:00

근력운동 중 블랙아웃, 그 위험한 순간을 이해하자

1.“눈앞이 깜깜해졌어요” – 근력운동 중 블랙아웃 현상이란?

헬스장에서 고중량 스쿼트를 하던 중,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고 정신이 멍해지며 중심을 잃은 적이 있는가?
이처럼 근력운동 중 갑작스러운 의식 혼미 또는 순간적 실신을 유발하는 현상을 일반적으로 ‘운동 중 블랙아웃(blackout)’이라고 부른다.
이 현상은 단순한 피로 때문만은 아니다. 신체 내 혈류와 산소 공급의 불균형, 혈압의 급격한 변화, 또는 신경계 자극의 과도함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근력운동은 특히 **복압을 높이는 동작(Valsalva maneuver)**이 자주 사용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심장으로 돌아가는 정맥혈이 감소하고 뇌로 가는 산소 공급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이러한 순간, 뇌는 생존을 위한 보호기전을 작동시키며 의식을 차단하거나, 시야가 어두워지는 경험을 유도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운동성 실신(exercise-induced syncope)’ 또는 블랙아웃이다.

운동을 오래 한 사람일수록, 몸의 경고 신호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반복세트를 진행하기 쉬운데,
이러한 태도는 블랙아웃의 위험을 더 키우게 된다. 특히 중량이 큰 데드리프트, 스쿼트, 밀리터리 프레스 등 복부 긴장을 강하게 요구하는 종목은 블랙아웃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2.뇌는 왜 잠깐 ‘꺼지는가’? – 블랙아웃의 생리학적 원인

근력운동 중 블랙아웃은 단순히 ‘힘들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생리학적 원리에 의해 발생한다.
그 핵심은 뇌에 전달되는 산소와 혈류량의 급격한 변화다.

운동 중 사람이 무거운 중량을 들기 위해 숨을 멈추고 배에 압력을 주면, 이때 복압이 상승하고 흉강 내 압력도 같이 증가하게 된다.
이 상황은 정맥이 심장으로 피를 되돌리는 데 방해가 되며, 결과적으로 **심박출량(cardiac output)**이 순간적으로 감소한다.
심장이 뇌로 보내는 혈류량이 줄어들면, 뇌는 산소 부족에 빠지며 경고 신호를 보내는데, 이것이 바로 시야가 어두워지는 느낌, 어지럼증, 블랙아웃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과호흡(Hyperventilation) 후 갑작스러운 힘주기 동작을 하면,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아지며 혈관이 수축되고
뇌혈류가 더 줄어들 수 있다. 이는 특히 루틴 시작 전 과도한 워밍업 세트나 숨을 세게 내뱉는 행동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다.

심리적 스트레스도 한 몫 한다. PR(개인 최고 기록)을 시도하는 순간, 아드레날린 분비가 증가하면서 교감신경계가 과활성화되고,
일시적인 심혈관 불균형이 생기며 블랙아웃이 유발될 수 있다. 즉, 신체적 원인과 심리적 원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적인 생리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3.중량 욕심이 부른 위험 – 실제 블랙아웃 사례와 고위험 운동

2024년 말, 한 20대 남성이 벤치프레스 120kg을 시도하던 중 갑자기 블랙아웃이 발생해 벤치에서 고꾸라지는 영상이 SNS에 확산된 적이 있다.
이처럼 근력운동 중 블랙아웃은 자칫하면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실제적 위험 요소다.

특히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블랙아웃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 숨을 참은 상태에서 중량을 급하게 들어올릴 때 (벨트 착용 시 더욱 심화)
  • 식사 직후 혹은 저혈당 상태에서 고강도 루틴 진행 시
  • 공복 유산소 후 바로 중량운동을 할 때
  • 프리웨이트 기반의 데드리프트, 스쿼트, 밀리터리 프레스, 클린 & 저크 등 복합 전신운동 수행 시

전문 트레이너들이 항상 강조하는 "호흡을 멈추지 마세요", "무게보다 자세가 우선입니다"라는 말은 단순한 조언이 아니다.
실제로 중량 욕심과 자세 오류, 호흡 제한이 겹치면 블랙아웃 → 낙상 → 두부 외상 → 응급실 이송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자신의 체력과 신경계 반응을 무시한 채 무작정 루틴을 강행하는 것은 운동이 아닌 위험 행동에 가깝다.
따라서 운동 중 블랙아웃을 단순한 흔한 현상으로 가볍게 넘기지 말고,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4.블랙아웃 예방과 대처법 – 무게보다 생존이 먼저다

근력운동 중 블랙아웃은 예방이 가능하다.
몇 가지 중요한 원칙만 지키면, 고중량 운동을 안전하게 수행하면서도 의식 저하 없이 훈련을 마칠 수 있다.

블랙아웃 예방을 위한 핵심 수칙:

  • 호흡을 반드시 유지할 것
    → 중량을 들기 전 숨을 들이마시고, 올리는 동안 ‘천천히’ 내쉬는 리듬이 중요
  • 운동 전 탄수화물 섭취로 저혈당 방지
    → 공복 상태에서 무리한 중량운동은 금물. 바나나 1개, 소량 오트밀 추천
  • 루틴 중간에 고개를 갑자기 숙이거나 일으키지 말 것
    → 빠른 자세 변화는 혈압 저하와 뇌 혈류 감소를 유도할 수 있음
  • 자신의 피로도와 신경계 상태를 체크할 것
    → 전날 수면 부족, 카페인 과다, 스트레스 상태에선 PR 시도 자제

만약 블랙아웃이 발생했다면?

  1. 즉시 루틴 중단
  2. 앉거나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살짝 높이고 휴식
  3. 수분 섭취 후 5~10분 안정
  4. 증상이 지속되면 병원 방문

단 한 번의 블랙아웃도 충분히 위험하다. 운동은 나를 위한 것이지, 기록을 위한 것이 아니다.
몸의 경고를 무시하지 않고, 생리적 원리에 근거한 루틴 설계와 적절한 휴식이 동반될 때
비로소 건강한 근력운동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