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GMP와 cGMP의 정의 및 규제 기관 차이점
한국의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는 **식품의약품안전처(MFDS)**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국내 의약품 제조 품질 관리 기준입니다. 반면, 미국의 cGMP(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제정하고 관리하는 기준으로, ‘current’라는 단어가 명시된 점이 특징입니다. 이는 GMP 기준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최신 기술과 품질 관리 원칙을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진화해야 함을 강조하는 의미입니다.
한국 GMP는 약사법 및 고시를 기반으로 하며, 상대적으로 명문화된 규정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설비 요건, 인력 구성, SOP 운영 방식 등이 세부적으로 법령화되어 있기 때문에 제약사가 제시된 기준을 충족하면 인증을 받는 구조입니다. 이에 비해 미국 cGMP는 21 CFR Part 210/211에 의거하되, 원칙 중심의 유연한 운영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기업이 자율적으로 품질 시스템을 설계하고 운영한 뒤, FDA 감사 시 그 타당성과 실효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러한 차이는 GMP 실무에서 문서작성 방식, 내부 감사 프로세스, 심사 대응 전략 등에서 크게 나타납니다.
2. 심사 방식 및 불일치 대응 전략의 차이
한국 GMP 심사는 대부분 사전 공지형 실사이며, 신규 허가, 정기 재평가, 시설 변경 등 특정 요건이 발생할 때 식약처가 실사를 진행합니다. 사전에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주어지고, 요구 문서와 항목이 비교적 명확하게 제시되므로, 기업은 이에 맞춰 SOP나 제조기록서 등을 미리 준비할 수 있습니다. 실사 결과는 ‘적합’, ‘조건부 적합’, ‘부적합’으로 나뉘며, 일정 기간 내 시정조치 보고서를 제출함으로써 조건부 적합 판정을 극복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반면, 미국 FDA의 cGMP 심사는 **예고 없는 불시 실사(Unannounced Inspection)**가 일반적입니다. 기업은 상시적으로 모든 생산·품질 관련 활동이 cGMP 기준에 부합해야 하며, 점검 시 제공되는 Form 483에 적발된 항목은 공개 기록으로 남게 됩니다. 대응 실패 시 Warning Letter, 제품 수출 정지, 심지어 수입 금지 조치(Import Alert)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진출을 고려하는 국내 제약사는 단순히 문서화에 그치지 않고, 실제 품질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 문서 실시간 기록, 교육 시스템 운영 여부 등을 사전에 점검해야 합니다.
3. 문서 관리, 품질보증, 교육 시스템의 구조적 차이
한국 GMP는 문서의 체계성과 정합성을 중시하며, SOP(표준작업지침서)와 BPR(제조기록서)을 기반으로 모든 제조활동이 진행됩니다. 기록이 누락되거나 시점이 어긋난 경우에도 형식적 오류로 간주되며, 실사 시 중점 항목이 됩니다. 품질보증(QA) 부서는 문서관리, 제품출하 승인, 클레임 대응 등 정해진 업무 범위 내에서 행동하고, 품질관리부서(QC)와 명확히 구분됩니다. 교육 시스템도 법적으로 정기적인 GMP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교육 기록의 형식과 내용의 충실성이 실사에서 주요 평가 항목으로 작용합니다.
이에 비해 미국 cGMP는 문서의 형식보다는 운영의 실질적인 유효성과 과학적 정당성을 더 중시합니다. 예를 들어, SOP를 꼭 정부 양식에 맞출 필요는 없지만, 왜 그런 절차를 선택했는지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야 하며, 그 절차가 실제로 품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QA/QC 간의 협력 및 통합된 품질 시스템 설계가 권장되며, 교육 시스템은 직무별 위험도에 따라 **역량 중심(Competency-Based Training)**으로 구성됩니다. 이는 최신 과학 기반 접근법을 반영한 구조이며, 특히 ICH Q10 등의 글로벌 품질지침을 내재화하고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4. 최신 적용 사례: 글로벌 인증을 위한 병행 대응 전략
최근 글로벌 제약사 및 국내 CDMO 기업들은 한국 GMP와 미국 cGMP 기준을 동시에 충족하는 복합 품질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한미약품 등이 있으며, 이들은 MFDS와 FDA 모두의 GMP 승인을 획득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FDA, EMA, PMDA, WHO 등의 다국적 GMP 기준을 모두 만족하는 수준의 QMS(품질관리시스템)를 구축하여, 매년 50건 이상의 글로벌 감사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또한, AI 기반 공정관리 및 전자기록시스템(ERES)을 통한 실시간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양국 규제기관이 강조하는 데이터 무결성과 실시간 검증(Real-time Verification)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품질 데이터에 대한 클라우드 기반 보안 시스템, 블록체인 활용 추적 기술 등도 도입되고 있어, cGMP의 최신 기술 기준에 대응하는 전략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향후 미국 시장 수출을 위해 단순히 국내 GMP 기준만이 아닌, 국제적 기준에 맞춘 유연하고 과학적인 품질시스템 구축이 필수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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