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P

제약, 내용고형제란 무엇일까?

까칠한이과장 2025. 8. 2. 20:49

제약회사 생산 부서, 내용고형제 제조의 실체를 들여다보다

제약회사의 생산 부서는 의약품이 이론에서 현실로 전환되는 공간이다. 다양한 복합 성분이 조합되고, 그 조합이 정제, 캡슐, 과립 등 실제 형태로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특히 내용고형제는 국내 제약시장에서 가장 흔하게 제조되는 제형이며, 동시에 가장 많은 제조설비와 품질 기준이 요구되는 까다로운 형태다. 많은 이들이 정제는 단순히 ‘틀에 찍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보다 훨씬 복잡하고 과학적인 과정을 필요로 한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생산 현장에서 경험한 바를 바탕으로, 내용고형제 생산의 흐름, 품질을 지키기 위한 노력, 그리고 이 직무가 품고 있는 가치와 매력을 정리해보려 한다.

 

내용고형제 생산의 기본 공정과 주요 장비

내용고형제 생산은 기본적으로 조제 → 과립 → 건조 → 혼합 → 타정 → 코팅 → 포장의 순서를 따른다. 가장 첫 단계인 조제에서는 유효성분(API)과 부형제(예: 유당, 전분 등)를 정확한 비율로 혼합하고, 그 혼합물에 따라 습식 또는 건식 과립 공정이 결정된다. 습식 과립 시에는 습식혼합기, 조립기, 유동층건조기 등의 장비가 사용되며, 이 단계에서 입자의 균일성과 수분 함량이 제품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후 건조된 과립은 체를 거쳐 입도 조정을 거치고, 다시 유동층 혼합기 등을 통해 균일 혼합을 수행한 뒤, 타정기로 넘겨진다. 타정 공정에서는 정제의 경도, 두께, 중량 등이 엄격히 관리되며, 이후 필요 시 필름코팅기를 통해 약물이 위산에서 보호되거나, 이취를 제거하는 코팅이 이뤄진다. 이 전 과정은 GMP 기준에 따라 자동화 시스템과 수동 검수를 병행하여 미세한 오차도 허용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생산 공정 속 품질 확보를 위한 통제와 판단

내용고형제 생산 공정은 물리적 형상을 만들어내는 작업이지만, 실상은 매우 과학적인 데이터 중심의 판단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과립 상태에서 입자 크기가 일정 수준 이상 클 경우 건조가 고르지 않게 되고, 이로 인해 정제 시 유효성분의 분포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타정 중 ‘캡핑’ 현상(정제 윗부분이 들뜨거나 갈라지는 현상)이 발생하면 타정 압력, 회전속도, 펀치 마모 상태 등을 전부 점검해야 하며, 간혹 미세한 공정변수가 수율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처럼 생산 부서의 기술자는 단순한 기계 조작자가 아니라, 공정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변수에 대응하는 품질 관리자의 역할까지 함께 수행해야 한다. 모든 공정에서 작성되는 BPR(Batch Production Record)은 QA와의 협업을 위해 필수적으로 꼼꼼하게 관리되며, 한 건의 배치라도 문제가 생기면 수천만 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생산 현장은 늘 긴장감과 집중력이 공존하는, 일종의 고정밀 품질 실험실이라 볼 수 있다.


내용고형제 생산 직무가 가진 전문성과 확장성

내용고형제 생산 업무는 단순 반복 업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제약기술, 기계제어, 품질개선, 공정개발 등 여러 영역의 기술이 집약된 전문 직무다. 단순한 기계 가동이 아니라, 일정한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최적 조건을 설정하고, 이를 유지·관리하며, 현장에서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공정 엔지니어로서의 실전 역량이 빠르게 축적된다. 특히 제약 제조 환경은 점점 더 자동화, 전산화, 스마트공정화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MES 시스템을 통한 전자기록, 실시간 품질 모니터링 시스템(PAT, QbD) 등이 도입되고 있어 생산 직무의 기술적 깊이도 함께 확장되고 있다. 경험을 쌓으면 공정개발팀, 기술지원부서, 생산관리자, 나아가 CMO 품질책임자 등 다양한 커리어 트랙으로 전환이 가능하며, 실제로 국내외 제약사에서는 생산직 경력자를 높은 연봉으로 스카우트하는 경우도 많다. 다시 말해, 내용고형제 생산 업무는 단순히 ‘만드는 직무’가 아니라, 품질, 기술, 공정 최적화가 융합된 고도 기술직이다.